[서울경제]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시장이 급성장하며 인재 쟁탈전이 거세지고 있다. 웬만한 고급 인력의 경우 연봉이 2억 원에 육박할 정도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기업들은 직접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근에는 타 분야 경력직을 클라우드 개발자로 채용하고, 해외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등 각종 이색 채용에도 나섰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업체 베스핀글로벌은 이달 중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현지 법인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사옥 이전과 동시에 현지 청년 대상으로 클라우드 교육 프로그램도 선뵐 예정이다. 현업 실무진이 강의 및 멘토링을 전담하며, 우수 수료생에게는 베스핀글로벌 입사 기회도 주어진다.
카카오(035720)도 이달 20일까지 ‘커리어 부스트 프로그램 for cloud’ 지원자를 모집한다. 모집 대상은 클라우드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희망하는 타 분야 경력 개발자다. 합격자는 입사 후 9주간 클라우드 교육을 이수한 뒤 본인이 지원한 부서에 배치된다. 기존 경력은 카카오 경력 입사자와 동일하게 산정된다. 카카오 측은 “기존 경력을 살리면서 클라우드 개발자로 업무 전환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인재 확보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최근 1~2년 새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며 인력난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민간 기업과 정부 모두 클라우드 전환을 적극 추진하자 기업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올 초 발표한 2021 클라우드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클라우드 공급기업은 2018년 1142개에서 2020년 1409개로 23%나 급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이들의 몸값도 자연스레 치솟았다”이라며 “웬만한 시니어급 클라우드 엔지니어의 연봉은 1억 원 후반대에 달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의 클라우드·인공지능(AI)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9년 12월 분사 당시 500명 내외던 직원이 올해 1000명을 훌쩍 넘겼다. 이 회사의 전체 인력 중 개발 직군의 비중은 70%를 웃돈다. 아이티센(124500)그룹도 클라우드 전문기업 ‘클로잇’을 이달 1일 설립했다. 현재 139명 수준의 인력을 2023년 말 200명, 2025년 800명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내 대표 클라우드 사업자인 KT(030200)와 NHN(181710)이 같은 날 클라우드 독립 법인을 출범하며 시장의 ‘메기’로 급부상했다. 두 회사는 지난달 1일 분사 직후 각각 세 자릿수, 두 자릿수의 대규모 공채를 실시했다. 영구 주 4회 재택, 경력직 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유인책도 내세웠다.
뺏고 뺏기는 싸움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다수 확보한 클라우드관리서비스사업자(MSP)들이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MSP 업체의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실시간 서버 운영·관리가 필수적인 만큼 이 같은 역할을 도맡는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이에 MSP들이 인력 유출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업계는 국가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인재 양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업 차원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클라우드 고급 인력은 지난해 공급 대비 약 52.6배 필요할 전망이다. AI(4.7배), 빅데이터(14.5배) 등 타 신기술 대비 월등히 높은 수요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클라우드 기반 개발환경 변화에 따른 SW개발 인력양성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자료를 인용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사(CSP), 협회나 공공기관, 대학과 학원 등으로 산재한 교육과정을 표준화한 교육체계를 개발하고, 정부 주도로 클라우드 강사 양성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051154?sid=105 |